나무와
나무는
무언無言의 수신호로
악수를 나누며
서로의 그늘을
침해하지 않은 채
한세월을 침묵으로 살아간다
적당한 거리란 없다
좋은 자리란 없다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자리가
마침내
거룩한 생명수를
쏟아내고야 마는
생生의 종착지이요
사死의 시발점이다
마음은 탄성력이 강하여 그대를 당길 수도 있고 그대를 밀칠 수도 있다. 그러니 좋은 자리가 따로 있지 않다. 좋은 시간도, 가까이 가고픈 자리도 마음으로 당겨 놓으면 바로 지금 이 자리다.
昨天的太阳晒不干今天的衣裳
今晚的月光照不亮昨晚的身影
어제의 태양으로 오늘의 옷을 말릴 수 없고,
오늘 밤 달빛으로 어젯밤 그림자를 비출 수 없다.
# 거리距離 / 2020. 8. 30.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