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神聖

by 풍경

손을 뻗어

잔가지 치켜 세운
나무들의 성성함이
눈에 각인되니

삭정이에도
서슬 퍼런 기개가
느껴진다

숲에는
범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신성이 흐른다

크고 작음도 없고
잘나고 못나고도 없다

올곧은 신성만이
균일한 무게로
그들을 견고하게
받쳐 주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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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을 걸을 때마다 늘 느끼는 게 있다. 무엇 하나 거스르지 않고 만물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숲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세간의 시선으로 보면 보잘 없는 삭정이나 땅바닥에 누워 거추장스러운 풀들에게서도 고상한 기품이 느껴진다. 특히 저마다의 나무들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이 흐르고 수피樹皮에 새겨진 문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연륜이 묻어나 신비로운 기운이 감돈다. 다 스러져가는 삭정이 또한 기개가 넘쳐 마치 요가의 전사 자세처럼 가지 끝에서 정기가 뿜어져 나오는 듯하다.

이처럼 숲은 어떤 차별도 없이 모든 것이 평등하고 조화로워 성스럽고 거룩하다. 생명력이 넘치는 숲은 우리의 본성이 머무는 곳이다. 그래서 숲에 들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평온하며 가슴이 충만함으로 채워진다. 숲길을 걸을 때마다 우리의 자연은 인간의 영원한 스승임을 절감한다.

# 신성神聖 / 2021. 5. 9.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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