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던 길
뒤돌아 볼 일이다
무엇을 쌓고
무엇을 버리며 가는지
살펴볼 일이다
누구는 허물을 쌓고
누구는 순수를 버리며
삶의 이정표를
하나둘 허물고 있다
가던 길
뒤돌아 볼 일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들으며 가는지
살펴볼 일이다
누구는 허공꽃을 보고
누구는 마음꽃을 보니
주머니 속에
무엇을 채우고
무엇을 버릴지
살피고 가야 할 일이다
발자국 어지럽히지 말고
내 그림자가
부끄럽지 않도록
올곧게 가야 할 일이다
/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흐른다고 느껴질 때 잠시 멈춰 서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 아침에 붉게 떠올랐던 해가 저녁 어스름 속에 뉘엿뉘엿 저무는 모습을 보며 숨 가빴던 나의 하루를 뒤돌아본다.
삶의 계산법으로 따지면 부지런히 쌓는 일만 해왔을 뿐 버리는 일에 인색했고, 어릴 적 순수함은 점점 퇴색하여 본질과 점점 멀어진 삶은 견고해지기보다 아집만 커졌다. 세계의 중심이 '나'이어야만 되고, 세계는 '나'를 위해 존재한다는 편협된 생각으로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진흙투성이다.
지금의 세계를 만드는 주체가 '나'이고 그 세계를 운용하는 것도 '나'이므로 모든 것은 다 내 마음에 달려 있다. 다른 이에게 노를 넘겨주지 말고 버겁더라도 내 힘으로 노를 젓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다.
# 관조觀照 / 2021. 5. 12.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