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新綠

by 풍경

신록이 그대에게

말은 건넨다

눈부신 그대여

티 없이 맑은 그대여

그대의 눈동자는

호수와 같아

그대 눈이 닿는 것은

모두가 보석처럼

빛나 보이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그대의 가슴은

하늘과 같아

그대 숨이 닿는 것은

모두가 별처럼

맑게 빛나는 것을

그대는 아시나요

그대가 바라본

맑은 호수와

빛나는 하늘이

그대의 마음에서

곱게 빚은

청초淸楚한 순결純潔인 것을

그대는 정녕 모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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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온라인 수업이라 텅 빈 교실에서 혼자 수업을 하다가 잠시 창밖을 내다봤다. 아침까지 내리던 비가 조금씩 개이니 하늘은 청명하고 4층 교실에서 바라본 수령이 꽤 들어 보이는 소나무의 솔잎 끝에는 물방울들이 대롱대롱 맺혔다. 살랑살랑 흔들릴 때마다 보석처럼 빛난다. 어릴 때 읽었던 ‘잭크와 콩나무’의 콩나무처럼 쑥쑥 자란 소나무가 가지를 길게 늘어뜨려 창문까지 고개를 내밀고 몰래 수업을 엿보는 듯하다.


교실에서 바라본 파란 하늘과 울창한 소나무들, 이를 둘러싼 신록의 향기가 싱그럽다. 우리 모두에게는 두 눈眼이 있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똑같은 것을 바라보지 않는다. 또한 하나의 대상에 대해 모두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내 안의 창을 통해 바라보는 자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즉 어떤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느냐, 삶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서 내 눈이 분별하여 보고자 하는 것만 보기 때문일 것이다.


무엇을 보느냐는 개인의 몫이지만 삶에서 중요한 것을 볼 줄 아는 눈은 필요하다. 또한 맑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삶의 주인공이 바로 ‘나’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 보니 세상 속에서 무엇을 보고 들으며 가야 하는지 신록은 이미 다 알고 있고 있는 듯하다.


# 신록新綠 / 2021. 5. 17.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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