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보물

by 풍경

아이들의 눈에 비친 보물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보물’ 하면 값진 물건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생각하는 보물은 거의 다 나름의 사연을 가진 것들이었다. 소박하게는 아끼는 물건으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내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무엇일까. 두 딸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내게 ‘엄마’라고 불러주는 딱 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를 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무수한 기회를 주고, 무조건적인 이해와 사랑, 인내심을 실천하게 해 준 삶의 은인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큰딸은 보물 1호, 작은딸은 보물 2호라고 불렀다. 지금 생각해 보니 둘째가 자기는 늘 두 번째라는 생각을 해서 좀 서운했을 것도 같다. 요즘은 지금 펼쳐진 나의 삶 자체가 참 소중한 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삶 속에서 무수히 오가는 인연들과 순간순간을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느낀다. 늘 이 삶 속에서 충만하기를 바라본다.



소도리샘의 베롱베롱 이야기

“나의 보물은 쿠션이다. 왜냐하면 쿠션은 폭신폭신하기 때문이다. 옆에 두고 더울 때 꼭 껴안으면 아이스크림을 껴안은 것처럼 시원하고 뭔가 피곤할 때 껴안고 있으면 매우 포근한 친구 같다. 그래서 너무 좋다.”
“나의 보물이 뭔지 생각했을 때 나는 한 번에 ‘가족’을 생각했다. 가족이란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부모님은 정말 내게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를 10달 동안 품고 낳아주신 분이고 채워주고 사랑해주고 밥을 먹여주는 분들이시니까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오빠 둘은... ㅋㅋㅋ 그래도 내가 얘기할 때 오빠들이 잘 돌봐주었으니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가족이니까 내 보물 1호로 정했다!”
“나의 보물은 3살 때 외할머니가 사준 강아지 인형이다. 지금은 소리도 안 나고 다리도 아픈 아이지만,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인형이라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내 침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끔 인형을 볼 때마다 하늘에 계신 외할머니가 생각나곤 한다.”
“나의 보물은 할머니이시다. 왜냐하면 우리 할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해주시는 우리 할머니, 내가 제일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우리 외할머니는 누구보다 착하실 때도, 욕을 많이 쓰실 때도 있으시지만 내겐 하나밖에 없는 할머니의 목소리와 할머니이시다. ♡♡♡”
“... 내 보물은 자료집이다. 자료집? 하고 생소해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자료집은 내 책장 중 자료집 칸에 있는 모든 악보, 사진, 여행자료, 공연 팸플릿, 학습지, 편지 등의 아날로그 자료를 통틀어 칭하는 말이다.... 기억은 영원하지 않다. 생각은 금방 사라진다. 왜냐하면 머리는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호텔 스위트룸 같기 때문이다. 세상은 늘 빠르게 변화하고 수많은 정보와 지식이 굴러다니기 때문에 당장의 내 생각보다는 저기 굴러다니는 지식을 머릿속에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 이런 아날로그 자료가 딱히 필요 없을지 모르겠지만 종이만이 주는 느낌과 손으로 글을 쓰는 행복이 내가 계속 자료를 모으게 한다. 모두가 괴짜라고 하고 날 한심하게 쳐다볼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세상에는 이런 괴짜가 사는 것도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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