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을 땅에 디뎠습니다
땅과의 첫 대면은 설렘입니다
맨발에 은근히 와닿는 감촉은 온유한 기쁨입니다
한 발 내디뎌 다가서는 사랑의 씨앗이여
두 발 내디뎌 채워지는 삶의 충만이여
지금 이 순간 삶과 손잡고 걸어갑니다
나만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삶의 문을 여는 비밀스러운 열쇠는
두 발에 실린 무심無心의 사랑이요
두 발이 이룩한 자기 존재의 이유自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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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이 허공에 떠 있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현실에 안착하지 못한 삶의 이방인이었다. 그때는 그런 내가 못마땅했다. 내 안에 고집불통이 들어앉아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나는 두 발을 땅에 디뎌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때의 나가 변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때의 나를 알았다고 할까. 삶의 근원적인 이유를 갈망했기에 무턱대고 두 발을 땅에 딛으려 하지 않았던 그 고집스러운 나를 사랑한다. 그 고집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스승님께서는 사람들은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을 자유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방종이며 자기 존재의 이유를 찾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말씀하셨다. 결국 자유는 자기 존재의 이유를 찾아 그 무엇에도 흔들림 없이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다.
그 무엇에도 달라지지 않는 마음이 진짜 마음이며, 그 마음이 곧 무심無心이다. 생각을 다 버리고 무심無心이 되어야 진짜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어떠한 외부 요인에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야 한다. 그제야 비밀스러운 삶의 문이 열린다.
# 두 발의 사랑 / 2021. 6. 12.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