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달려가면
넓은 바다가 되어
품어줄 것을 알기에
한발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무심無心을 배웁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굳은 바위처럼
서 있을 것을 믿기에
지금을 사랑하고
주어진 하루를
정성으로 익히며
그대에게
잠잠히
가 닿을 날을
손꼽아 봅니다
그대는
삶의 근간根幹인
나의 유일한 벗
그대는
천진무구한
본래면목本來面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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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 갔다 하는 마음에 끌려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몸은 녹초가 되고 만다. 내 속엔 내가 왜 그리도 많은지, 도대체 쉬지 않고 계속 떠드는 아이는 누구인지 생각이 많아질수록 점점 목소리의 주인공도 늘어난다.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지만 그 많은 아이들 중에 진짜 나는 누구일까. '나'라고 불리는 나는 진짜 나일까. 생각을 멈추고 시선을 안으로 돌려 보면 규정된 나가 아닌 그 어떤 존재가 오관을 통해 생생히 드러내고 있다. 그 무엇에도 물들지 않은 존재가 중심에 서 있다.
고요히 혼자 있을 때, 그 어떤 목소리도 들려오지 않을 때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히 텅 빈 공간에서 마음은 한없이 평화롭고 가슴이 충만함을 느낀다. 구름이 걷히면 찬란한 해가 드러나듯이 우리를 가로막는 장애물만 걷어내면 바로 그 자리에 본래의 천진한 내가 있다. 언제나 그 자리에...
# 그대에게 / 2021. 7. 1.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