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by 풍경

어둠은

작열하는

한낮의 더위를 내몰고


고요의 빛으로

내려앉는다


지금은

모두가 숨죽여

사死를 맞이할 시간


대지와 합일合一하여

생生의 기운을

내려놓는 시간


어둠이 짙게

밀려오면


들뜨는 심사心思도

격렬한 동요動搖도


고요의 정기精氣에

사그라들어


겸허히

하루를 비우는 시간

정적靜寂이 충만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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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볼 때, 밤길을 거닐 때 그 고요함이 사위를 엄습한다. 그럴 때는 왠지 모를 기운이 느껴져 마음은 차분해지고 생각도 들뜨지 않는다. 그리하여 하루를 되돌아보는 일이 자연스럽고 새날에 대한 설렘을 안은 채 깊은 숙면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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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은 밝음의 상대가 아니라 밝음의 근원이다. 밝음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야만 존재하는 것이다. 어둠을 통해 세상 이치가 음양陰陽의 대립이 아닌 조화와 균형으로 이루어짐을 알게 된다. 모든 것의 근원은 고요함이다. 어둠이 있기에 밝음이 있고 사死가 있기에 생生이 빛난다.


# 어둠 / 2021. 7. 31.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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