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걸려온 한 통의 전화. 한 마디라도 더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은 섣부른 욕심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척하는 단어들을 남발하고 나서야 군더더기였음을, 그제야 눈치채는 이 아둔함이란... 나의 그런 밤을 떠올렸다. 예전 어느 깊은 밤, 잠 못 들어 뒤척일 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었다. 그리고 정말 올바른 말만 들었다. 전화를 끊고 후회했다. '괜한 짓을 했구나.'
말에도 감정선이 있다. 보이지 않는 감정의 흐름이 있다. 말 그릇에 적당한 양의 목소리와 감정을 담아 잘 조주하지 않으면 그 말은 너무 달아 뱉어버리기도 하고 너무 써서 삼켜버리기도 한다. 어쭙잖은 위로보다 긴 여운을 담은 침묵이 때로는 혀끝을 타고 입안을 맴돌며 깊은 맛을 전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