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by 풍경

영혼이 담긴

목소리는

마른 가슴에

샘물이 흐르게 하고

두 발을

가볍게 하여

삶을 자재自在하게 이끈다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는

늙지 않는

불멸不滅의 언어요

변하지 않는

황금빛 정수精髓이니

어린아이의

미소 속에도

허공虛空을 떠도는

흰 구름에도

세월을 견디는

고목古木에도

감로甘露의 열매가

무르익는다

/


말이라고 다 말은 아니다. 어떤 의도를 담느냐에 따라 단지 잡음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제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말을 하더라도 상대에게 가닿지 않으면 영혼 없는 소음일 뿐이다. 때로는 말 없음이 참말일 때도 있다.


살면서 누군가의 말이 내 영혼을 건드릴 때가 있다. 물론 아무나는 아니다. 상대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신뢰가 바탕이 되면 그 흔한 말도 영혼을 울리게 하며 특정 표현은 절로 가슴에 깊이 새겨져 신념이 되기도 한다.

며칠 전 교수님께 전화가 왔다. 대학 새내기 때 처음 뵀으니 벌써 30년이 넘는 인연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게 주 내용이 되었다. 이런저런 대화 끝에 방학이라 여유가 있을 테니 현 상황에 대해 '우주론적인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라고 하셨다.

"지금 인간에게 닥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 때일수록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새로운 길을 열어줄 지침서는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려면 지금 상황을 전체적으로 볼 줄 아는 안목을 지녀야 한다."

교수님의 말씀이 계속 이어졌다.

"독서를 해라. 동서양 고전을 읽어라. 고전古典은 서양의 표현으로 클래식 Classic인데 우리는 고전하면 고리타분하고 옛날 오래된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다. 'Classic'을 일본이 ‘古典’으로 해석하면서 우리도 따라 불렀는데 원래 클래식은 ‘경전經典’에 더 가까운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요즘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있다고 했더니 도덕경에 대해 말씀을 하셨다.

"카오스 Chaos는 혼돈混沌이다. 혼란混亂과 다르다. 혼돈은 만물의 생성의 원리이고 그게 도道다. 道를 바탕으로 음양陰陽이 조화를 이루고 기氣를 생성한다. 노자를 먼저 읽고 장자를 봐라. 노자에게서 장자가 나온 것이다. ……."


사람마다 저마다의 향기를 풍긴다. 그때 목소리에는 자신의 색깔을 담는다. 그 색깔의 조합은 그간의 세월이 녹아든 것이다. 과연 나는 내 목소리에 어떤 색깔을 입혀 어떤 향기를 전하고 있을까. 오늘 하루 내가 쏟아낸 말 중에 얼마나 진심이 담긴 소리를 내보냈을까... 시끄럽고 둔탁한 소리로 다른 사람의 귀를 피곤하게 한 건 아닌지 되돌아본다.

# 울림 / 2021. 8. 10.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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