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여름 07
요가에 가면 나는 완전한 초보가 된다. 자세가 되는 것도 아니고 호흡이 되는 것도 아니다. 모두가 폴더처럼 몸을 접어 납작해질 때 내 상체는 덩그러니 올라와 있다. 그 모습은 고스란히 거울에 비친다. 한 팔과 한 다리로 몸을 지탱해야 할 때도 나는 길게 버티지 못하므로 곧 두 팔을 쓴다. 선생님의 자세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몸이 저렇게도 움직여지는구나. 바라만 보고 있고 싶어진다. 선생님처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오래 걸릴 것이다. 개인 레슨을 받으면 잘해볼 수 있을까 처음으로 욕심도 났다. 선생님 손이 자세를 바로 잡아줄 때 창피하면서도 행복한 마음은 또 무얼까. 펴지지 않는 몸, 벌게지는 얼굴, 끙끙 소리, 부끄러운 그 시간에 나는 선생에서 초보 제자의 자리로 완벽히 이동한다. 가장 조용히 인사하고 가장 조용히 사라진다. 무언가 새롭게 배우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감정까지 느껴본다. 선생님의 말 한마디, 칭찬이 얼마나 나를 흔드는지 알게 된다. 선생의 자리로 돌아와 초보 제자의 마음을 생각하면 애틋하게 된다. 처음 하는 이들의 애씀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게 된다.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