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여름 11
한 달에 한두 번 딸에게 택배를 보낸다. 바로 도착하게 해도 되지만 모아서 한 박스 만들어 보냈다. 나는 우체국 택배가 안심이라 사전접수 앱에 기숙학원 주소를 등록해 두었다. 그러면 매번 주소 쓰는 일 없이 사전접수했다고 말하고 출력된 송장 주소만 확인하면 된다. 6월 휴가 끝나고 딸은 혼자 들어갔다. 7월 휴가엔 데리러 가지 않고 혼자 오고 혼자 갔다. 휴가 끝나고 들어가며 보내 달라고 한 것이 있는데 캔에 든 커피 스무 개, 한 박스였다. 무겁고 번거로울 것 같아 처음으로 쿠팡에서 바로 보냈다. 화요일, 나가는 길이었다. ‘딩동, 진심을 다하는 롯데택배입니다.’ 배송 완료 메시지와 함께 사진이 하나 떴는데 ‘이게 뭐야.’ 나는 깜짝 놀랐다. 아무 생각 없이 우리집 앞이라고 생각했는데! 택배물이 작은 산처럼 쌓여 있다.
많은 아이들이 그곳에 있었지. 저 택배는 다 엄마들이 보냈겠지. 기숙학원으로 직접 보내 보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사진 한 장.
박스 속엔 커피뿐 아니라 그 여름을 버티고 싶은 마음들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수능 다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