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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Mar 22. 2024

십개월의 미래 리뷰와 해석

 

 십개월의 미래는 어느 날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미래가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제기하는 드라마 영화인데요. 적절한 유머와 설득력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신뢰감을 주는 영화입니다.  최성은 배우의 다채로운 감정 연기는 정말 좋군요. 세련된 편집과 음악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는 임신이란 것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살았던 미래가 갑자기 임신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임신에 처음엔 당황함으로 시작합니다. 현실을 인정 할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것은 어쩌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대부분의 20~30대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상정하는 것이겠죠. 우연히 만난 임신한 언니에게 왜 아이를 낳으려는 것인지 묻기도 합니다. 언니는 ‘다시 태어나도 나로 살고 싶은데. 그건 불가능하니 나와 비슷한 아이를 세상에 남겨 놓고 싶다’는 말을 남기죠. 이미 많은 돈을 벌어 놓은 부유한 언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기도 합니다. 남자친구에게 말하자 남자친구는 결혼하자며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데요.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현실적으로 무능력하고 양육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남자의 행복이란 결국 망상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너는 엄마잖아. 라는 말로 미래에게 아이의 양육을 떠넘기려고까지 하는 이기적인 마음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젊은이들에게 아이를 낳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앞으로 아이를 통해 들어가게 될 돈과 시간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처음에 미래는 아이를 지우려는 시도도 하지만 결국 성공하진 못합니다. 차차 현실을 인식하게 되는 미래에게 찾아오는 것은 거절과 어려움이라는 어두운 그림자였습니다. 개발자로 야망을 키우며 버티던 작은 회사가 마침 큰 투자를 받고 성장하려는 시점에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 통보까지 받게 됩니다. 사람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것인지 그 이유에 점점 더 다가가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는 결코 아이를 포기해버리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아이를 홀로 낳아 키우는 선택을 합니다. 이기적이고 무능력한 남편과 가부장적인 시댁에서 함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갈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용기 있고 의미 있는 선택을 한 미래를 보며 감동을 받았고, 그런 미래의 미래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사람은 역시 어머니였습니다. 이런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저라는 사람을 낳고 키워주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더라구요. 영화의 말미에 어머니에게라는 자막으로 감독 또한 어머니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습니다.


 영화는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이 한 번쯤 아이를 낳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게 할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생전 처음 자신의 몸에 다른 존재와 함께 하는 임신이라는 낯설고도 이질적인 기간을 거쳐. 고된 양육의 시간을 견뎌야하는 고행의 시간을 선택한 사람들과 그들의 어려움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동안 도대체 애를 왜 낳아서 키우는 걸까. 라는 냉소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던 자신을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저출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에 왜 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건지 에 대해서 보다 심층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 좋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n4-olJIvVC0?si=5dMIdB3-JCfY9K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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