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일기

'어둠 뚫기'를 읽고

by 멜리에스컬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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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우 작가의 어둠 뚫기는 아버지를 잃고, 두 아들을 홀로 억척스럽게 키워낸 어머니와 게이 정체성을 갖는 소설가이자 편집자인 나의 이야기이다. 모녀를 다룬 소설들은 많았지만, 모자의 관계를 이렇게 다룬 소설은 없었다. 모녀 만큼이나 모자의 관계 또한 복잡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따뜻한 유대와 사랑 보다는 이 모자의 일상은 다툼과 가슴을 찌르는 냉정한 말들이 오고 간다. 그래서 더더욱 이 어머니를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가 홀로 자식들을 키워오며 견뎌낸 시절을 생각한다면, 그녀의 마음의 상처가 덧대지고 딱지가 앉을 때마다 그녀의 마음은 살아남기 위해 더 강해져야 했던 것이 아닐까. 란 생각을 해본다.


서로의 내밀함을 알기에, 상처를 쉽게 주는 관계가 가족이 아닐까. 하지만 그 상처와 반목의 순간 순간에도 사랑과 상대에 대한 이해는 조금씩 싹튼다.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다르게 이들의 마음 속엔 서로에 대한 연민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연민으로 신파로 이끄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게 냉냉한 듯 보이는 마음의 한 켠 남아 있는 서로에 대한 마음이 천천히 따뜻하게 감싸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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