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하고 아픈 소설이다. 나와 자흔은 아프고 외로운 여성들이다. 둘의 동거를 통해. 이들의 마음에 남겨 있는 상흔을 돌아보는 이야기이다. 아프고 참혹한 이야기를 소설은 부드럽고, 쉽게 풀어낸다. 소설의 문장은 물흐르듯 섬세하게 흐른다. 소설을 읽고 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 아픔을 신파로 담지 않고, 거리를 두고, 더 느낄 수 있도록 담고 있다. 어떤 아픔들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지 않고, 마음 속에 더 진하게 머무는 듯 하다. 만약 그들이 아직도 살아 있다면, 행복하게 살기를. 과거를 잊게 되었기를 바랐다.
지독한 소설이다. 비관의 끝까지 밀어붙이는 소설이 아닐까. 하기야 우리 삶의 비관은 이미 뼈속까지 침투해있는 건지도 모른다. 거짓된 희망조차 품고 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조명하는 소설이었다. 너무 무서워서 꿈에 나올까봐 두렵다. 명환도 참 안쓰러운 인물이지만, 왜 하필. 약하고 힘이 없는 나에게 그러는 거냐고. 묻고 싶어졌다.
야간열차를 타는 것 누군가에게는 일탈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이별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삶의 무게가 가벼운 자에게는 그 고난과 고독은 안주거리이겠지만, 무겁게 삶을 짓누르는 자에게는 함부로 꺼낼 수 없는 말일지 모른다. 그렇게 입 밖으로 내어버리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삶과 여행, 그리고 이별이 떠오르는 소설이었다. 무채색의 회색빛 하늘만이 보이는 조금은 울적한 느낌이었다. 전부와도 같았던 한 시절과 이별하는 것. 그렇게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인규는 오래전에 죽은 동생 진규를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가족들은 모두 진규를 없는 인물로 생각하곤 했다. 그것은 인규의 마음에 트라우마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 병에 걸린 엄마는 뒤늦게 진규를 생각한다. 하지만 진규는 인규 자신만이 생각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인규는 이상한 기분을 느낀다. 진규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그리고 가족들에 대한 분노를 다룬 소설이다.
나는 새 집으로 이사왔다. 그 집에는 아이를 병으로 잃은 아비가 살고 있었다. 그는 매우 고독하고 우울해보였다. 나는 어린시절 가족을 버리고 떠나왔다. 그 중에서 나는 동생 정임을 잊지 못한다. 딸을 잃은 아비와 동생을 잃은 나의 마음은 조우한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상실감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아버지의 죽음뒤로 한 가족에게 난 깊은 상흔을 보여주는 환상 소설이다. 아버지의 죽음 뒤로 죽을 병에 걸렸던 동식과 밤새 거리를 돌아다니던 동영의 모습이 아프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어머니와 두 아들의 삶이 아버지의 죽음뒤로 멈춰서는 듯한 느낌을 들었다. 안개 속을 해매는 것 같은 분위기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