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을 읽고,

by 멜리에스컬쳐클럽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래전에 읽었던 이 소설이 궁금해졌다. 어쩌면 소설은 영화보다도 더 꾸밈 없이 맑았다. 알코올 중독자인 영경과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는 수환의 사랑이야기이다. 사랑을 눈 앞에 두고서도 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영경의 삶은 서서히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소설은 그렇게 외롭고 삶의 귀퉁에 서있는 사람들의 사랑을 이야기 한다. 그 귀퉁에서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이 인물들의 사랑은 왜 이토록 절절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쩌면 난 이들을 살면서 지나면서 이미 만나보았는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술에 취한 영경의 목소리로 김수영 시인의 봄밤이 읊어진다. 수환은 죽고 영경 또한 곧 세상에 사라지겠지만, 싯구절이 아직 마음에 남는 것 같다. 세상에는 이렇듯 애절하고, 안타까운 사랑이 있다. 함께 있지만, 함께 할 수 없는 안타까움. 마음이 너무 아픈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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