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담들 - 남궁선

by 멜리에스컬쳐클럽

갈곳이 없는 청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이들에겐 그저 생활과 삶만이 남겨져 있을 뿐이죠. 직업도, 사랑도, 성공도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 해줄 이상한 친구들이 있을 뿐이죠. 그들은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고 기약도 없이 함께 할 뿐입니다. 영화는 대사가 없습니다. 인물의 나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편 소설이나 수필집을 읽는 기분입니다. 피아노 선율이 나래이션을 뒷받침 해줄 뿐입니다. 두 남녀의 어떤 하루를 다루고 있습니다. 1편은 주차장에서 일하던 남자가 실직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2편은 남자친구와 이별을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두 인물은 이야기 속에 만나기도 합니다. 목적지 없는 이들의 삶처럼 영화는 흐름이 없습니다. 자유롭게 이들의 일상을 따를 뿐입니다.


영화를 보고 청춘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열심히 일해도 아파트 하나 장만하기 힘든, 아이를 낳기는 커녕 결혼 자금을 만들기에도 급급한 젊은이들의 현재를 떠올려 봅니다. 이들에게 누가 꿈과 희망을 말할 수 있을까요. 이제 막 대학을 나온다 하여도, 신입직원으로 들어가기는 하늘에 별따기겠죠. 운이 좋으면, 인턴이나 계약직을 맴돌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암울한 현실이네요.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 속 인물들은 우울에 빠지거나 절망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생활해 나갈 뿐이죠. 담백하고 슴슴한 평양냉면 국물을 마시는 듯 담백한 단편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십개월의 미래를 만들었던 남궁선 감독의 작품입니다. 동일하게 음악은 모임별이 만들었네요. 뭔가 울림을 주거나 대단히 좋은 이야기를 가진 영화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충분히 개성이 있고, 의미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시면 보세요. 마침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데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국 독립 영화를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