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도 리스크와 대가가 있다.
요즘 몸살, 감기, 생리통, 두통, 이명증에 시달리고 있다. 오늘은 입맛이 없어 밥 대신 귤만 억지로 먹었다. 빈속에 가까운 상태라 평소 복용하는 이부프로펜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었다. 위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부프로펜은 아스피린과 비슷한 약이라고 보는데 위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약으로 또 다른 통증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 빈속에 먹지 않는 게 좋다. 반면, 아스피린을 대체하는 타이레놀 계열의 아세트아미노펜은 흔히 타이레놀이라고 불리며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니 온갖 약 냄새가 진동했다. ‘아차’ 싶었다. 평소에 많은 약을 먹으므로 간에 자극을 피하는 게 좋다. 평소 복용하는 약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단순히 빈속이라서 위장 부담을 피해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을 선택한 것이다.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보면, 억지로 밥을 먹고 이부프로펜을 복용하는 게 더 나았을 거다. 몸을 치유하는 두 개의 약 중에서 내 몸에 최선인 약을 골라야 한다. 그런데 둘 다 근본적인 고통을 치료하는 것은 불가하고, 진통되는 치유의 효과도 파급적이지 않다.
몸 상태, 생활 전반의 상황, 현재 상황 모두 고려해서 치유제를 선택해야 하는데 어떤 선택이 됐든 최선마저 안돼 보인다.
내가 현재 처한 상황과 멘탈 또한 그렇다. 근본적인 해결(치료)은 불가에 가깝다. 어쨌든 살아가기 위해 치유를 지속해야 하는데, 매우 좋은 치유는 없다는 것이다. 치료의 차선이 치유이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마저 한계가 있다.
식이장애에 직면한 상태로 이부프로펜을 복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아니다. 매일 많은 약을 먹는데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는 것도 무리다. 이는 힐링도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힐링에도 리스크가 있고, 대가마저 치러야 하는 걸 간과하고 살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마찬가지라는 한계 앞에서 나는 그나마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 현명하고, 아주 좋은 힐링은 없다. 서러운 이야기지만 힐링이 필요한 순간부터 온갖 리스크와 대가를 치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