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50대가 된 누군가의 20대, 30대 시절 영상을 끝없이 보던 때가 있었다. 내가 그를 처음 알게 된 게 그의 30대 모습이었고, 그 후 2-30대 영상들을 하루종일 보고 있었기 때문에, 백발이 된 지금의 50대인 그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시공간이 뒤엉킨 기분이었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았고 지금고 당연히 미혼인 상태인데, 나는 그가 미혼이 당연했던 20대 시절부터 보아왔기 때문에 그냥 그렇구나. 결혼하지 않았구나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20대의 그가 어느 프로그램인가에 출연해 자신은 아마 결혼하지 않지 않을까, 결혼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짧은 인터뷰를 한 걸 보게 되었다. 그건 조금 놀랍기도, 약간 감동적이기도 했다. 그는 이미 30년 전에 했던 이야기를 까맣게 잊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스무 살의 자신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변함없이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서. 처음에는 스무 살 앳된 얼굴의 그가, 지금 주름진 얼굴에 백발을 가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안다. 그는 그저 그때도 지금도 변함없이 그이고, 그저 시간이 흘렀다는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