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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진 May 29. 2023

숫자가 쌓여가는 건 막이 내려오는 걸 계속해서 보는 일

결국 내가 듣기 위해 해왔던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은 제자리를 찾아갔고 이 이야기는 끝내 이야기되어지지 않기 위해 시작된 것 같아 그 사이에 나는 많은 것을 얻었고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고 무언가가 시작되었고 끝이 났고 그리고 상실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더라 구멍이 난 채로 그 구멍으로 많은 것들을 흘려보내며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고 그리고 조금 더 쓸쓸해졌다 이야기를 잃었기 때문에 막이 내려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뾰족함이 사라진다는 건 반짝이는 부분이 줄어드는 것이었네 동그란 돌멩이를 손바닥에 올려두고 한없이 바라보는 것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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