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한눈을 팔며 걷다가 낭떠러지 끝 검은 바다로 떨어졌다.
이렇게 죽는 거구나
생각한 순간 눈 뜬 아침.
2025년 12월 6일 토요일
이 꿈을 꾼 후, 그러고 보니 거대한 파도에 삼켜진 사람이 등장하는 소설이 있었는데 어느 책이었는지 어느 작가였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라는 생각이 내내 머리를 떠돌았다.
일요일, 짐이 많아 이미 가방이 무거운데도 책을 못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 책을 들고 나서고 싶었다.
바빠서 도서관을 못 간 지도 오래되었기에, 책장 앞에 서서 낡은 책더미들을 한참이나 보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렉싱턴의 유령을 골랐다.
하드 커버에 두꺼웠기 때문에 괜찮은 걸까 싶었지만, 오랜만에 읽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다.
그렇게 며칠간 버스, 지하철을 탈 때면 틈틈이 읽다가 쉬는 수요일, 잠들기 전 한 시간쯤 읽어야지 하고 책을 들었다. 그 ‘토니 타키타니’ 편이었다.
내게는 수채화 같던 영화가 더 기억에 남은 이야기. 토니 타키타니를 다 읽고 페이지를 넘기자, 기억도 가물가물한 ‘일곱 번째 남자’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한 줄 읽는 순간 깨달았다.
이 이야기가 내내 내 머리를 떠돌고 있던 ‘거대한 파도에 삼켜진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2025년 12월 10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