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치유하는 글 쓰기

쓰다보면 나아지는 마법의 약.

by 은비령

글 쓰기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 전부터 해왔었던 것 같다.

그러나 실제 빈 공간에 키보드로 나만의 문장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한 건

불과 일 년이 채 안 된다.


키보드가 아닌 종이에 글을 쓸 때면,

표지가 아름다운 다이어리를 사거나

친환경 원료로 만들었다는 재생 용지의 리갈패드에

부드럽게 쓰이는 일제 필기도구를 사용해서

좋아하는 글귀를 옮겨적거나 몇 줄 끄적이는 정도에 그쳤었었다.


그러다가 더는 내 마음의 답답함을 숨길 수가 없어서

마치 가득찬 병에서 흘러나오는 액체처럼

터져나오는 마음들을 글로 옮겨보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그러했다.

말하고 싶은 마음, 터 놓고 싶은 마음, 어딘가에 소리치고 싶은 마음.


성격 상 누군가에게 힘들다, 버겁다 솔직하게 쉬이 털어놓지 못하고

혼자 해결하려고 끙끙대는 타입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너무 힘들다. 매 순간이 위태롭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막연히 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심리 상담 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거기서 알게 된 상담사 선생님께서 내게 추천해주셨다.


'혹시 글을 써 보는 건 어떠세요?'


그래, 누군가는 나처럼

복잡한 마음을 둘 곳 없어 헤매이다가

흘러넘치는 고민들과 잡다한 걱정들을 글로 풀어내기도 하겠구나.


그렇게 한번 씩 내 마음을 털어놓고 , 글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해보고 나면

사실 별 것 아니었구나. 내어놓으니 가벼워졌다. 이런 마음이 들기도 하겠구나.



지금 내 마음은

답답함과 후련함,

행복함과 불행함,

선명함과 아련함,

알 것 같음과 도무지 알 수 없을 것 같음

사이의 어딘가에서,


상처와 치유의 그 사이쯤 어딘가에서 서성이고 있다.


이렇게 서성이는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하다보면

평화로운 햇살이 가득한 어느 봄날 즈음에는

내가 언제 아팠었나 싶을 만큼 멀쩡하게 치유되어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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