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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쉴 틈

미즈 캠핑을 다니며.

by 은비령

코로나로 인해 얻은 것이 하나 있다면

자연 속에서 고요하게 쉬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내향형에 infp성향인 나는

원래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오롯한 치유를 받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해

아들과 둘만의 쉼과 힐링을 위해

미즈 캠핑을 다닌지 일 년째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 텐데

캠핑은 고된 노동이고 작은 이사이다.

텐트 치고 접고

짐 싸고 풀고 정리하고

밥해 먹고 치우고 다시 또 쉬다가 밥 해 먹고

불 피우고 재 치우고...

아무튼 이런 단순 노동의 반복 속에서

ㅡ특히 요즘처럼 한 여름의 뙤약볕 속에서ㅡ

이런 힘듦에도 불구하고


캠핑을 멈출 수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캠핑하는 순간만큼은

"숨 쉴 틈"이 생긴다는 것이다.

관계의 피곤함도

직장생활의 답답함도

육아의 지겨움도

모두 다 날려버리고


산과 들과 강과 바다,

그리고 풀내음과 흘러가는 구름, 내리는 빗방울을 벗삼아 멍때려도 되는 이 순간들이 참 좋다.


오늘도 열 일한 당신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숨 쉴 틈이 있어야

계속 숨을 쉴 수 있다고.

토닥여 주고 싶다.

괜찮다면 시원한 맥주도 한 잔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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