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지 Dec 22. 2020

연애고수와 연애고자의 극적인 만남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그 정도까지는)


이 영화를 처음 만났던 게 6~7년 전쯤이었던가...?

(개봉 연도를 찾아보니 2009년으로, 어느새 한참 된 영화가 되었다)


가장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꼽으라면 제일 먼저 생각 나는 영화가 바로

'He's just not that into you'(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이다.

(조금 더 느낌을 살리자면... '걘 그냥 너를 그 정도까지 좋아하는 건 아니야' 정도?)





정말 좋아하는 영화인 만큼, 거의 20번은 본 것 같은데 

내가 왜 그렇게까지 이 영화에 매력을 느꼈을까 생각해보니 몇 가지가 떠오른다.




1. 매력적인 배우들이 종합선물세트로




이 영화는 대략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멋진 할리우드 배우가 다섯 커플로 등장한다.

2009년 개봉작인 만큼, 마블의 히어로가 되기 전 살풋한 느낌의 스칼렛 요한슨도 만날 수 있고,

할리우드 남자 배우 중 섹시한 배우 상위권에 늘 랭크되는 브래들리 쿠퍼도 나온다.

드류 배리모어는 이렇게까지 싱그러운 느낌이었나 싶기도 하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날카로운 이미지를 다소 무디게 하고, 여기서는 보통의 여자로 등장한다.






그런데 이런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제일 매력적이었던 배우는 바로 주인공이자

영화의 내레이션을 맡았던 지니퍼 굿윈이다. 


지니퍼 굿윈



지니퍼 굿윈이 연기한 '지지'는 연애에 눈 뜨기 전 매번 김칫국을 사발로 들이켰던 그 시절 

나를 보는 것 같아 한 없이 캐릭터 이름처럼 지지를 보내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녀의 헛발질을 보다 보면 내 손발이 다 오그라드는데, 너무나 솔직하고 순진해서(순수 아니다)

황당한 그녀가 점차 매력적인 여자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킬링포인트이다.




2. 각양각색의 사랑을 들여다보다


연애 고수와 연애 찌질이의 극적인 만남 (지니퍼 굿윈 & 저스틴 롱)

지지(지니퍼 굿윈)는 상대 남자가 아~무 제스처도,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아도 

혼자 시나리오 쓰고 북 치고 장구치고 영화 찍는, '확대 해석'의 고수이며 연애 고자이다.

(내 흑역사가 정말 많이 오버랩되었다......;;)


이런 지지에게 연애 고수인 알렉스(저스틴 롱)가 몸소 연애 지도에 나서는데, 

알렉스가 지지를 가르치며 날리는 멘트들이 촌철살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멘트는... 'He doesn't give a shit!' (너가 뭐라고 상상하든 그 남자는 너 1도 신경 안 써!!)


느껴지는가? 지금 얼마나 심층상담이 이루어지는지


이 둘 사이에 확대해석과 오해와 단절의 역사를 딛고 커플이 되는 과정은 정말 꿀잼이다.



안정되었으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않는 커플 (벤 에플렉 & 제니퍼 애니스톤)

아주 모범적인 커플의 모습이다. 서로밖에 모르고,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7년을 사귄 안정적인 관계이다.


딱 하나, 베스(제니퍼 애니스톤)는 결혼을 원하고 닐(벤 에플렉)은 현재 관계에 만족한다는 것이 문제인데

점차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 과정이 재미있다.

(베스의 아빠가 아플 때, 형부와 매제는 스포츠 경기나 보고 맥주나 마시며 천하태평일 때,

닐이(심지어 헤어져있던) 말도 없이 베스의 집에 와 묵묵히 집안일을 하는 장면은 정말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결혼은 했으나, '로맨틱'이 빠져버린 커플 (브래들리 쿠퍼 & 제니퍼 코넬리)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 문제없는 신혼부부 같으나, 남자는 의무감에 결혼했고 '로맨틱'이 빠져버린 결혼생활은 결국 남자의 바람을 불러온다. (상대는 스칼렛 요한슨... 안 넘어갈 남자 찾기 어려울 듯)


이 커플의 결말이 재밌는데, 역시 현실적이다. 

마지막에 주인공들(캐릭터)과 인터뷰 한 영상이 삽입되어 있는데, 

그때 인터뷰어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까, 벤(브래들리 쿠퍼)이 한 말이 재미있다.



한 순간의 끌림에 몸을 내던져버린 커플 (브래들리 쿠퍼 & 스칼렛 요한슨)

앞에 그 바람을 스칼렛 요한슨(애너)과 피운다. 설명이 필요 없지 않은가^^;; (자석과도 같은 당연한 이끌림)

유부남인 걸 알면서도 유혹에 넘어가는 애너나, 

도덕적인 척하면서 우유부단의 끝을 보이고 아내도 여친도 놓쳐버리는 멍청한 벤(브래들리 쿠퍼)!

바람피운 사람들에 대해 미화하고 아름답게 그리지 않아서 좋았다.



진정한 사랑을 만나려고 고군분투하지만 결국은 혼자였던 두 사람 (케빈 코넬리 & 드류 배리모어)

코너(케빈 코넬리)는 애너(스칼렛 요한슨)에게 헛물을 켜고, 애너는 코너를 어장 관리한다.

메리(드류 배리모어)는 연애고수인 애너에게 사랑에 관한 조언을 늘어놓지만, 실상은 웹사이트에서 매치된 남자와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계속해서 사랑에 실패하면 어두워질 법도 하건만, 메리와 코너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미소를 잃지 않는다. 

사람이 잘 생기고 예쁜 것보다, 이게 정말 매력적이다. 결국 서로를 발견하고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된다.




3. 재미있고 찰진 대사들, 영어 공부하기 딱이다!


영어를 좋아하고 관심 많던 나는 어렵지 않은 영화로 쉐도잉을 하며 영어공부를 했었는데,

이 영화는 친구들끼리의 수다도 많아 일상적인 재미있는 표현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내레이션을 하는 지니퍼 굿윈의 발음이 정확해 좋은 교육자료로 쓸 수 있었다.




집에서 감자 과자 하나 품에 끼고 맥주 마시며 보기 딱 좋은 영화.

이번 크리스마스에 혼자라면, 내 외로움을 적당히 2시간 동안은 웃음으로 감춰줄 영화로 추천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뉴니스(Newness), 사랑의 3요소 사이의 방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