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치 Sep 04. 2019

꼬마화가; 게임 캐릭터 아티스트에서 만화가로..

꼬마화가의 꿈

그림을 좋아하고 반에서 별명이 꼬마화가인 아이가 한참 식물과 동물에 빠져 보태니컬 아트 책을 보고 따라 그리고 고양이를 주구장창 그려대더니 한 동안 낙서 외에 그림을 그리진 않아 내심 이유가 궁금했었다.


옆에서 봐오니 TV, 유튜브 그리고 본인 휴대폰 관리 등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할 게 많았던 것 같다.


그러던 아이가 요즘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전엔 채색까지 마무리하여 완성을 했다면 요즘은 만화 캐릭터나 상상 속 귀신, 광고 등을 스케치한다. (색칠은 안 하냐고 물어보면 도끼눈을 뜨고 "이건 연필화야!")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으니 조형 요소를 따져 보면 부족한 게 많지만 생각만으로 거침없이 쓱쓱 그려나가는 아이를 보면 뿌듯하다. 주위에선 미술학원에 보내라고 하는데 미술학원 가면 다 똑같은 것만 한다며 완광히 거부하니 아이가 원할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얼마 전 아이가 질문을 했다.

"게임 캐릭터 같은 거 그리려면 유학 가야 해? " (아니, 한국에서도 할 수 있지)

"그럼 무슨 대학 나와야 해?" (미대를 나오면 좋겠지?)

"나는 게임 캐릭터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 (그래, 엄마는 네가 하고픈 거라면 뭐든 좋아)

.. ( + 미대를 가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잔소리 쪼금)


그런데 어제 아이가 하는 말이..

"나 꿈이 바뀌었어. 만화가가 될 거야"


화가 -> 게임 캐릭터 아티스트 -> 만화가


아이의 꿈 변천사.. 

모두 좋아하는 그림과 관련 있는 직업.. 

언제 관심사가 바뀔 진 모르겠으나 아이가 좋아하는 걸 직업으로 삼으면 참 행복할 것 같다는 게 나의 마음이다.


그저 꿈을 꾸고 그 꿈을 당당하게 이야기해주는 아이가 예뻤다.

다음 꿈은 무엇일까..




조용하면 한 장씩 그려대는 그림 + 이야기


즉석 타투. 반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부모님들은 싫어하시려나..


나름 신박한 광고


있으면 사고 싶다.


그리고 무서운 귀신 시리즈들.. 

아이가 핼러윈에 푹 빠져 있고 신비 아파트 영향이 있는 듯하다. 그래도 귀신은 안 그렸으면.. 하는 바람.


구하리와 쵸쵸우, 뚝딱 그려 색칠 후 테이프를 붙여 단단하게 만든 후 빨대를 붙여 갖고 논다.


꼬리 두 개 달린 인어공주. 얼굴이 못 생겼다며 아쉬워한 작품


아이가 그림을 그리면 사진을 찍어 처분하곤 했는데.. 

내 휴대폰 속에 어디선가 잠자느니 실물로 보관하고자 옥탑에 있는 신발장의 신발을 비우고 모으고 있다.

그랬더니 막상 휴대폰 속엔 많이 없구나. 

이제 보관 전에 찍고 보관하는 걸로..




아이가 9살이 되니 확실히 이전처럼 스킨십도 덜 하고 매달리지도 않는다.

친구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고 내 표정을 읽어 내가 힘들어 보이면 알아서 혼자 논다.


벌써 엄마와 멀어지려 하는 건가 내심 걱정이 되었는데  며칠 전 잠자리에서 아이가 하는 말이..


"나는 엄마가 철이 없어서 좋아" (뭐라고?)

"나는 엄마가 철이 없어서 장난도 많이 치고 재밌어서 좋아. 엄마가 평생 철이 안 들었으면 좋겠어" 

(그건 걱정 마~)


"엄마 내일부터 단백질 가루 물에 타 먹어" (왜?)

"그거 먹으면 빨리 안 늙고 오래 산대. 엄마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알았어. 타 먹고 오래 살게!!)



진심으로 엄마한테 애정을 표현하는 아이가 예쁘고 고맙다.

나도 순간적인 감정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아이가 가장 어린 이 순간을 감사히 즐겨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꼬마화가 책상이 또 난리다.

싹 치워놔야겠다. 학원 다녀와 또 그림을 그릴 테니까..


그나저나, 단백질 가루를 사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길치; 거실에 TV를 놓고 생긴 고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