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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유리

by 황인경

자주 언성이 높아지는

편의점 플라스틱 의자

사람들이 지상에 달라붙어있다

얼룩 같은 얼굴들

날씨가 주는 쉬운 감상에 빠져

슬픔의 반대말을 한참 골몰한다

긴 대화와 짧은 침묵이

모스부호처럼 이어지고

끊어지는

어느 흐린 날의 선과 점

그림자는 하수구로 구겨진다

기댈 곳이라고는

가로등 불빛만이 유일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는 분명한 유리 밖으로

빗물이 긋는 선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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