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발에 관해서라면

by 황인경

발에 관해서라면

너도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보도블록의 깨진 부분을

발로 툭툭 차던

새벽의 좁은 틈도 허락하지 않고


거리의 유리를 모두 깨버리고 싶은

너의 두 발이 쓸고 온 곳

거뭇하게 때가 탄

기억은 불연성의 것


지평선으로 다문 입술

속으로 삼킨 말은

어디에 고이는지


또 어느 새벽에

능소화를 떨어뜨린 담벼락

네가 두 발을 놓고 온 곳은

어느 페이지에 끼워둔 갈피인지


화요일 연재
이전 07화열차 시간은 30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