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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경 Mar 26. 2024

이름 짓기

또 어느 밤엔가 새를 주웠다

숨만 겨우 붙어있었다

살고 죽는 이진법이 차가웠다


새를 묻고

이유는 못 묻고

손에는 흙이 묻는다


새를 묻을 때 고양이를 묻을 때

친구를 묻을 때 가족을 묻을 때

내 마음도 한 줌 묻혔다


다만 묻고 묻히는 것 사이에

이름은 묻히지 않았다

음각한 비석이 땅과 반대 방향으로 솟는다

아무래도 이름 따위 짓지 말 걸 그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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