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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유동 May 07. 2024

몹시 친절한 인공지능 기술 입문서

박상길 외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 반니, 2022.


“여러분에게 인공지능의 쓸모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과 인공지능이 실생활에서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현업에서 쓰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인공지능의 간략한 역사와 기초 지식을 소개한다. 오늘날의 인공지능은 알고리즘-데이터-시스템의 삼박자가 발전한 결과다. 사실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은 1950년대에 등장했으나, 데이터와 시스템의 한계로 발전을 못하다가, 빅데이터의 등장과 병렬연산이 가능한 GPU의 등장으로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여기에 백종원이 레시피를 공개하듯, 구글에서 ‘텐서플로’라는 프로그램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페이스북에서 ‘파이토치’라는 프로그램을 공개함으로써 소프트웨어의 패러다임을 뒤집고 인공지능 연구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중반부에서는, 알파고, 자율주행, 검색엔진, 스마트 스피커의 탄생과 작동원리를 설명한다. 인공지능을 널리 알린 알파고의 성공을 통해 딥러닝의 개념을 소개하고, 복잡한 기술들의 총화인 자율주행의 거듭되는 실패담과 오늘날 완벽한 자율주행차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다. 이어서 검색엔진이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며 발전하는지와 스마트 스피커의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흥미롭게 제시한다.


후반부에서는, 기계번역, 챗봇, 내비게이션, 추천 알고리즘의 탄생과 작동원리를 설명한다. 특히 챗봇 파트가 재미있다. 언어처리 부분에서 인간이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기하학을 숫자로 바꾼 좌표처럼 언어를 3차원 좌표에 표상하는 ‘워드투벡’이라는 방법을 소개하는 장면, 요즘 유행하는 GPT에 관한 설명은 무척 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롭다.



나는 ‘박상길’이 쓴 <비전공자도 이해할 수 있는 AI 지식>이 인공지능의 이해를 높이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의 기초지식과 현실에서 상용화된 인공지능의 작동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첫째, 실제 상용화된 인공지능의 원리를 쉽게 설명하기 때문이다. 고리타분한 교과서적 방식이 아니라, 옆에서 바로 접할 수 있고 접하고 있는 기술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기술의 원리, 발전의 역사, 현업의 최전선에서 사용되는 기술트렌드의 소개까지. 시험을 볼 때 이론을 1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공부하는 것보다 기출문제를 풀 때 성적이 잘 나오듯이, 저자는 세부 기술에 대한 직접적 접근과 원리 소개를 통해 인공지능 전체 얼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비전공자인 독자를 설득하는 방식이 몹시 탁월하다.


둘째, 실패사례와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의 등장이 드라마틱하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기술의 시작과 이어지는 난관들, 이 순간 등장하는 절묘한 아이디어와 그로 인한 발전의 연속은 영화를 보듯 흥미진진하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단 한 명의 천재적인 인물의 독창적 아이디어 하나 보다 수많은 사람들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는다. 스토리텔링이 놀랍고, 협업을 중요시 생각하는 저자의 겸손함에 공감한다.


셋째, 복잡한 수식은 없고, 귀여운 일러스트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수식을 일러스트로 대체한 것처럼 보이는데, 수학적 지식이 없어도 시각화된 일러스트로 대부분의 원리가 이해될 수 있도록 설명한다. 대단한 인사이트에 이토록 쉬운 설명이라니!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하면서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와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를 차례로 소개하는데, 결론도 질문으로 종결짓는다는 점이다. 저자의 짧은 의견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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