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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유동 May 07. 2024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와 SF시나리오의 절묘한 결합

리카이푸, 천치우판, 『AI2041』, 한빛비즈, 2023.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전망은 그 자체로 ‘자기 충족적 예언’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인공지능을 둘러싼 온갖 디스토피아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의 결함이나 미묘한 특성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인공지능 기술이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미래를 알려주려고 이 책을 썼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딥러닝과 딥페이크, 자연어처리와 보건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그리는 미래를 소개한다. <①황금 코끼리>는 딥러닝이 가능한 보험프로그램에 가입한 한 가족이 겪는 이야기를 통해 딥러닝의 부정적 외부효과와 해법을 제시한다. <②가면 뒤의 신>은 위험한 목적으로 딥페이크를 만드는 이야기를 통해 컴퓨터 비전, 생체인식, 인공지능 보안 분야를 논의한다. <③쌍둥이 참새>는 쌍둥이 소년의 인공지능 교사 이야기를 통해 최근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GPT를 포함한 NLP(자연어처리) 기술을 설명한다. <④접촉 없는 사랑>은 팬데믹의 도래와 여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이 어떻게 기존 의학을 탈바꿈시킬지 논의한다. 


중반부에서는, 높은 인공지능 기술 성숙도를 요구하는 확장 현실과 자율주행, 양자컴퓨팅과 자율무기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그리는 미래를 소개한다. <⑤유령이 된 아이돌 스타>는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확장 현실을 그린다. <⑥거룩한 드라이버>는 유능한 소년 게이머와 자율주행차 이야기를 통해 자율주행차의 실현 가능성과 윤리문제를 다룬다. <⑦양자 대학살>은 미치광이 과학자를 통해 양자컴퓨터와 인류의 실존적 위험인 자율무기를 설명한다. 


후반부에서는, 인간의 더 높은 목적 추구와 같이 인공지능이 제기하는 사회적⸱ 지정학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⑧구원자 이야기>는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과 새로운 산업을 통해 로봇공학과 RPA(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를 논의한다. <⑨행복의 섬>은 인공지능이 만들어주는 행복 이야기를 통해 데이터 집적과 사생활 침해를 논의한다. <⑩풍요를 꿈꾸다>는 부족한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무상인 세계 이야기를 통해 에너지와 경제모델의 미래를 설명한다.



나는 ‘리카이푸⸱천치우판’이 쓴 <AI2041>이 인공지능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인공지능 기술이 가진 잠재력과 인공지능이 만들어갈 개연성 있는 미래를 알려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첫째, 현존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기초한 미래 시나리오를, SF소설이라는 외형적 틀을 갖춰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보통 인공지능에 관한 영화나 SF소설이 기술을 소개할 때 비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기초로 개연성 있는 상상력을 극한까지 밀고 나간다. 미래를 개연성 있게 풀어냈다는 점이 탁월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인공지능 기술이 가진 잠재력에 다시 한번 놀랐고, SF소설이 미래 시나리오의 표현방식으로써 매우 유용한 외형적 틀임을 느꼈다. 


둘째,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패러다임을 세심하게 탐구하기 때문이다. 10가지 이야기에서는 인공지능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모두 묘사되고, 인간의 고뇌와 도전, 극복이 드러난다. 이를 통해 작가들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에 관한 긍정적인 마음과 인간에 대한 믿음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기술적인 혜택을 누리면서도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 만들어 갈 수 있는 미래를 인간 중심으로 풀어가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든다.


셋째, 기술분석 내용만 읽어도 인공지능 기술의 개요에 대해서 전반적인 파악이 가능하다. 게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먼저 읽고, 기술분석 부분이 나오기 때문에 어떤 인공지능 개론서보다 훨씬 쉽게 인공지능의 개요와 기술의 최전선을 알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논의된 모든 인공지능 기술이 동시에 구현된 미래 이야기가 없다는 점이다. 1편만 더 포함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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