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인 목표 설정의 힘

입사 동기인 한 친구는 입사 때부터 본인은 임원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하곤 했다. 우리 회사 대부분의 임원들에 비하면 그는 학벌도 별로였고, 그렇다고 능력이 그다지 뛰어나 보이지도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는 타입이긴 했지만, 노력한다고 될까.. 나는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25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그의 목표는 흔들리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임원이 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곤 했다. 그리고, 몇 년 전 그는 드디어 임원이 되었다.

그 친구를 보면서 구체적인 목표 설정의 힘을 깨닫게 되었다. 구체적인 삶의 목표가 있어야 삶의 방향성도 생기고 열심히 노력할만한 활력도 생기는 법이다. 개인적인 목표여도 좋고, 회사에서 성공하겠다는 목표여도 좋고, 돈을 얼마 벌겠다는 목표여도 좋다. 무언가 하나라도 삶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할 때, 그걸 추구해 가는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나는 오랫동안 구체적인 목표를 두지 않고 살아왔다. 하루하루를 허투루 산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목표가 없다 보니 삶의 방향성이 없었다. 한동안은 애를 키우며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 벅차, 구체적인 목표 같은 것이 없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막상 애가 어느 정도 자라고나니 목표 없이 방향성 없이 하루하루 지나가는 삶에 허무감이 찾아왔다. 나는 남은 삶을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나, 삶에 생기가 없었다. 물론 내게도 몇 가지 바람은 있었다. 입사하면서부터 책을 한 권 내고 싶다고 얘기했으나 그건 말 그대로 바람일 뿐 내 삶의 목표가 되지 못했다. 오랫동안 그런 바람이 있다는 것도 까먹었기 때문이다. 목표가 되기 위해서는 열정과 에너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목표를 점검하며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몸 세포 하나하나에 목표가 새겨져 내 몸과 마음이 그 목표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몇 년 동안 내게는  내가 바라는 몸무게 수치가 있었다. 많이도 아니고 딱 3Kg를 줄이면 되는 거였다. 그러나, 이 목표는 몇 년 채 달성되지 못한 채 남아있다. 물론 그사이에도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체중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어쨌든 여전히 내 몸무게는 내가 원하는 숫자를 초과한 상태이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 다시 이 목표에 도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목표만 잡고 안일하게 살아온 것에 대한 반성겸,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다시 한번 3Kg 감량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나이 들수록 살 빼는 게 정말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다. 나는 매일 4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걸어서 퇴근하고 있다. 주중에는 저녁도 거의 먹지 않는다. 그러나, 살 빼는 데는 별로 효과가 크지 않고 그나마 몸무게가 유지되는 역할인 것 같다. 여기서 더 살을 빼려면 점심 식단을 변경하고 저녁에 운동을 병행해야 할 것 같다. 

나는 1월 15일까지 몸무게 3Kg를 감량하겠다  

이렇게 구체적인 목표를 글로 쓰면서 스스로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중이다. 나 혼자 결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글로 쓰고, 날마다 그 목표를 쳐다보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야기하고 노력해봐야겠다. 별거 아닌 일이지만 몇 년째 이루지 못한 목표를 이루게 된다면 나도 할 수 있구나 싶은 힘이 솟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우선 이 작은 목표를 달성한 후에 다른 더 큰 목표를 세워보려고 한다. 1월 15일에 목표를 달성한 후에 브런치에 다시 글을 올려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