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겐 늘 차가운 물만 나오는 줄 알았어
밸브를 열면 언제나 차가운 물만 나왔으니까.
고장 난 것일거란 생각했지.
어느 날 무심결에 밸브를 열고 한참을 상념에 잡겼는데
밸브에서 김이 오르더라구 네가 더운물을 쏟아내며
내 잘못이었어. 기다리지 못한거지.
기대도 하지 않았던 나의 오해
네가 더운물을 끌어 올릴 때까지 기다리지 못한 못난 조급함 때문이지.
네가 얼마나 따뜻한지 모르고 지낸.
당신에게 편지 한 장 보내고 싶습니다. 넓은 들에 부는 바람처럼 맑은 편지 한 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