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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by 맑은편지

그냥 그늘이 좋았어

해는 들지 않아도

바람이 달게 지나는 곳

밝은 볕 아래에선

기억들이 마를 것 같아서

비록 눅눅해도

슬픔의 모서리를 반듯이 펴서

한켠에 쌓아 두고 싶었지.

언젠간 그리움을 닦아낼 수 있도록

그래서 그늘이 좋았어.

고개를 오래 숙여도 탓하지 않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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