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수행과도 같다. 가끔 삶은 수행과도 같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글쓰기야말로 마음을 내려놓고 닦는 과정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글은 가장 담백하게 쓸 때 사람들이 읽기에 편안한데, 덜어내는 과정을 통해 마음이 정리되면서 편안하고 차분해진다. 그동안의 글쓰기 흐름을 보았을 때 매일같이 글을 쓰다가도 소홀해지기도 했는데, 글을 매일같이 - 발행하지 않아도 글을 쓴다 - 쓰는 요즘에는 글쓰기로 마음을 닦고 있는것처럼 느껴진다.
매일 어린이집을 오가며 스쳐 지나가는 엄마들을 보며 생각에 빠진다. 인사도 없이 지나가는 엄마들을 보며 그들을 통해 보이는 내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어린이집 앞에서 만난 한 엄마는 우리 아이를 보며 자신의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 친구야?"
어린이집 앞과 놀이터 그리고 동네에서 그렇게 매일같이 마주치는데도 친구냐고 묻는 그 엄마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턱 막혔다. 나만의 판단으로, 자신이 관계 맺는 사람들 외에는 정말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투명인간이 된 느낌이었다. 관계 맺는 것이 서툰 나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인사조차 건네지 못하는 내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나 자신의 모습을 보기 이전에는 수많은 판단이 내 머릿속을 오갔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혼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쉽기만 했다. 마음 안에는 사람들과 만나 가볍게 커피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책이나 글쓰기라는 도구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은 욕구가 있다. 독서와 글쓰기로 얼마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내 마음 안에는 희망사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니 나는 글을 쓰며 철저히 혼자가 될 수밖에 없다. 혼자이기를 택했다고 할 수 있을까? 글쓰기와 관계가 조화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의 생각으로 관계가 오래가기 위해서는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이기에, 서로를 위해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는 방법을 모색해 보면 어떨까?
엄마로서, 주부로서 어떻게 일상을 보내야 값진 매일이 될까 고민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아르바이트? 집안일? 엄마들과의 만남?
나 역시도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던 시기가 있었다. 동네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일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 아이들 시간에 맞춰야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아이들 식사를 준비하고 돌봐야 하니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일도 못 찾고 관계도 잘 맺지 못하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혼자 걷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곳저곳을 다녔다. 글을 쓰기 전의 내 일상이었다. 집안일이 주가 되지는 않았다. 기본적인 청소와 요리를 하기는 하지만, 시간과 공을 들이지는 않았다.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만 했다.
셋째 임신 중 공부를 하게 됐고, 그것을 계기로 출산 후 시작한 글쓰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감사하게도 책 출간을 했다.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글쓰기가 내 일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어린이집에 가있는 시간에 글쓰기 학교에 등교해 규칙적으로 글을 썼다. 글쓰기는 배움과 창조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기에 적합했다. 글쓰기의 발전을 위해 책을 가까이해야 하는데, 독서가 배움의 장이 되어주었다. 새로운 지식을 얻는 기쁨과 글쓰기에 활용하는 뿌듯함은 말로 다 하지 못할 만큼 크게 다가왔다.
글쓰기로 일상을 채우고 버티었다. 수행하듯 글을 쓰며 인내하고 감사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글쓰기는 끊임없이 연구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는데, 그 과정을 해내는 것이 여러 울 때도 많이 있지만, 글 하나를 완성해 얻는 기쁨으로 인해 글쓰기를 멈출 수 없게 되었다. 글 쓰는 엄마로서의 나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글쓰기를 하며 마음을 가꾸고 인내하며 나아간다.
저의 첫 책입니다.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