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안전장치

어디 화가 날 때 먹는 약 없나요?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다면 나는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까?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그네를 세게 타면 다칠까 걱정이 되어 애가 탄다.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는데 말이다. 괜한 오지랖일까? 거기 우리 아이도 있다. 그 작은 그네에 한 명은 앉고 한 명은 서서 쌩쌩 위로 올라갔다 내려온다. 아이들은 커가고 좀 더 재미있는 것을 찾지만 놀이터는 늘 제자리이다.

초등학생으로 넘어가고 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아이들은 일상의 재미를 그 어디서도 찾지 못하고 있는 듯 보였다. 놀 곳이 없으니 놀이터로 갈 수밖에 없다. 놀이터가 아니면 사교육 현장으로 가야 한다. 다른 운동을 하려 해도 모두 다 돈을 내는 학원으로 가야 한다.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다. 집 근처 공원이 있지만 놀 도구가 없으면 놀지 못한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학교 학원 병원 마트 등 편의시설로 둘러싸여 살아가는데 불편함은 없어 보이지만 우리 아이들의 마음엔 불편함이 한가득 인 것 같다.


치솟는 물가와 그로 인한 맞벌이는 피해 갈 수 없다. 나도 언젠간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가야만 한다. 쳇바퀴 돌 듯 돌아가는 우리의 삶 속에서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하고 아이들도 열심히 학교생활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더 나아지지 않는 삶의 환경 속에서 더 이상 새로움은 없다. 세대가 변하면서 우리들의 삶도 달라질 것 같지만 여전히 삶을 살아가느라 고단해 보인다.


학교나 학원이 끝나고 심심한 아이들이 놀이터로 향한다. 늘 제자리인 그곳에서 아이들은 점점 달라진 모습으로 찾아온다. 커가는 키만큼 더 높은 흥미 거리를 찾아보지만 눈앞엔 여전히 그곳에 그대로 있는 그네뿐이다. 아이들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 그네를 점점 더 세게 민다.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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