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지나가고
행복은 시간의 쌓임으로

나를 알아가는 '잠시 멈춤'의 시간

아이들이 게임을 오래 하거나 핸드폰을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마음을 쏟지 못하게 될까 마음이 아프고 조마조마하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을 아이들과 동일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얼마 전 잠든 세 아이를 바라보며 나와는 다른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이제야 나를 나로 인식하게 되어가는 것일까?


자녀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지 않겠다 다짐했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아이들에게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자매간에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길 바랐고 핸드폰을 할 시간에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기를 바랐다.


시간이 가고 있음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아이들의 시간이 결코 헛되이는 일이 없길 바랐다.




내가 두려운 것은 시간 활용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나간 시간은 붙잡을 수 없는 것이기에 아이들이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하여 자신만의 독보적인 분야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 그런데 지금의 이 아까운 시간을 핸드폰만 보며 보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책을 보든 글을 쓰든 조금 더 생산성 있게 시간을 잘 보냈으면 좋겠다. 시간을 생산성 있게 보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도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지나 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충분히 와닿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간섭이나 잔소리보다는 그저 즐겁고 신났으면 했을 텐데 나의 어린 시절을 아이들의 어린 시절과 대비시켜 보았을 때 아이들이 조금은 핸드폰이나 동영상을 내려놓고 책도 보고 일기도 써보면서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행복하다는 감정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했을 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가상세계에선 행복이란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아직 나이는 어려도 생각이 커가는 속도는 저마다 다르기에 책을 통해 여러 간접경험을 하고 부모와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것들을 직접 다 경험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이라면 부모가 간접경험의 기회를 책을 통해 안내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의 사진을 보며 아이의 행복을 위해 내가 행복해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진심으로 행복해져야겠다고 말이다. 현실적으로 멘털이 나가는 그런 일들이 종종 있긴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의욕을 잃고 비관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면서 진짜 나의 모습을 돌아보려 한다.


종종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 나답게 살아야 행복하다고 한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타인에게 무조건 맞추어 사는 삶은 때로 권태롭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도 잊고 살게 한다.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을 할 수 없다 생각하고 좌절하기엔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기만 하다.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가 있지만 그 누구도 타인의 행복을 빼앗을 수도 없다. 하지만 행복이란 기준이 다 다르기에 행복은 스스로 찾아나가는 거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나의 행복을 만들어 줄 수 없다. 가족 또한 나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도 그들로써 유일하면서도 개별적인 존재이기에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있듯이 각자만의 시간을 통해 채운 에너지는 함께 했을 때 더욱 시너지를 발휘할 거라 믿는다.




진짜 나의 모습을 잘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나는 무엇을 할 때 진정으로 행복을 느낀다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육아나 일 등 일상에 치여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살아내느라 잠시 빈 시간에 핸드폰을 보거나 스치듯 지나가는 짧은 동영상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까?


'잠시 멈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루 중 혹은 일주일 중 하루를 잠시 시간을 내어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멈춤의 방법은 각자마다 다르리라. 글쓰기를 통해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좋아하는 음료를 마시거나 길을 걸으며 주변의 풍경을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바빴던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자신은 자신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려보며 아쉬웠던 것들, 좋았던 것들을 정리하며 앞으로의 내일을 준비한다면 조금 더 삶을 활력 있게 살아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혼자 사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의 시간을 갖는 것이 자유롭겠지만 결혼 후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배우자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서로가 각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하면서 각자만의 시간을 존중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나 또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어렵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한 요청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말할 용기가 필요했다. 거절의 경험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했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감정의 환기가 필요할 때가 있었고 그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고민만 하다 시간이 저 멀리 떠나가고 있음을 알았기에 지금이란 시간을 놓칠 수 없었다. 아무리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고 계획이 있다 해도 미래란 것은 언제나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다.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선 지금의 실천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글쓰기가 내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생각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것이었고 감정 또한 지속적이지 않았기에 순간을 붙잡기에는 글쓰기만 한 도구도 없었다. 현실에선 즉흥적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곳에 떠날 수 없었기에 글쓰기는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정리된 생각들은 현실 속에서 바로 적용될 수 있었다. 화가 나는 순간에 -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 잠시 멈출 수 있었다.


나의 생각을 바로바로 상대에게 말할 수 있지만 상대에 따라 나의 생각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다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갈등은 싸움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부부간에 자기 만의 생각을 주장하게 되면 날 선 대화만 오가게 될 뿐이다.


물론 상대의 행동이나 말로 기분이 나쁘고 부당하다 여겨질 때도 있다. 하지만 부부간에 옳다 그르다를 나누는 것은 서로의 탓을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어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의 의견과 맞지 않아 화가 날 땐 잠시 멈춰야 한다.


우리의 일상에도 관계에서도 잠시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 잠시 멈춤으로 나를 알아가고, 나를 알아가게 됨으로 행복이 다가온다. 시간은 지나가지만, 행복은 시간의 쌓임으로 충만해진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