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집

사탕과 젤리와 풍선

by 조연지

사람을 덮어둔 담요가 부풀어 올랐다

떠나려는 영혼이 갇힌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시 담요가 가라앉고

담요 안에서 사람이 걸어 나왔다


나 저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군요 영혼을 꺼냈다가 도로 넣을 수 있나요? 영혼을 갈아 끼워본 적이 있으신가요? 빨았다가 말리면 가벼워지나요?

너 담요 속의 시간은 조금 다르게 흐릅니다 사탕과 같아지죠 한참 녹았다 굳으면서 달아지는 것 같아요 아니 그건 너무 딱딱하죠 젤리와 더 비슷합니다 물렁물렁해지는 것 같아요 그건 너무 질긴가 풍선 같기도 합니다 붕 떠오르는 기분이 들다가 사실 그게 또 진짜로 붕 떠오르고 있는 거예요 몸이 부풀어 오르면서 빵처럼

나 그러네요 달고 부드럽고 부풀어 오르는 게 빵과 비슷하네요 그러나 사탕과 젤리와 풍선은 빵이 아닌 걸요

너 (웃음) 그렇고 말고요


너는 누워 있다가 잠들기 전에 이불을 끌어당겼다

이불 속은 따듯해지고 가슴께에

사탕과 젤리와 풍선이 있다고 생각하면 간지러웠다 정말 빵반죽처럼

얇고 가볍게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

네 말은 모두 맞다

사람은 왜 보고 싶은 사람을 만들까


영혼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일찌감치 깨달은 사람들은 더욱더

영혼에 대해 생각할지도 모른다

가엾고 동그란

영혼 속에 갇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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