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아프다
콧물에 기침을
밤새도록 한다
당장 병원에 데려갈
어른이 나밖에는 없어
급히 연차를 내고
병원에 간다
돌아오는 길에
답답하단 아이 말에
유모차 방풍커버를 연 채로
다녔더니
저녁엔 열이 38도까지 오른다
마침 오전에 산
챔프 시럽을 입에 털어 넣어주며
두 시간 간격으로 열을 재도
떨어지지 않는다
낮잠을 자야 좀 나을 텐데
아프면서도 곧 죽어도 놀겠다는
녀석을 이기지 못해
한숨 재우지 못해
열이 오르고 몸이 아픈가 싶어
괜스레 나를 탓한다
내가 아프면 싶은데
이놈의 몸살은 도통 나는 잘도 피해 간다
목욕도 시키지 못하고
겨우겨우 꼬드기고 꼬드겨
요 위에 눕히고
불을 끄니
금세 코를 곤다
피곤했지 힘들었지
아팠지 용케도 잘 견뎠지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생각한다
부디 오늘 밤은 무사히
내일은 꼭 출근해야 하는
마음이 무겁다
못다 정리한 장난감을
요리조리 피해 가며
아이 옆에 작은 공간 하나 만들어
하루를 곱씹는다
아이가 아프면
모든 것이 멈춘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다
대신 아플 수 없어
그래서 더 아프다
제발
오늘 밤은 무사히
듣는 이 없는
기도를 글로 적어본다
제발
오늘 밤만큼은
무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