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다섯 살 시작
40분을 운다.
6시에 하원하며
유치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집에 도착해서
억지로 씻으며
머리를 말리는
순간까지
누가 한 성격 하는
엄마 닮은꼴 아니랄까 봐
지치지도 않고 운다.
우는 애 어르고 달래다
순간 짜증이 솟구쳐서
아무 말 안 하고 있으니
엄마, 말해!
엄마, 말하라고!
화가 나서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기관총 쏘듯 말하니
엄마, 천천히 말해!
엄마, 화 풀어!
으아아아앙.
제 뜻대로 안 돼 짜증은 나는데
엄마가 화내는 건 무서우니까
내 품에 안겨서 우는데
이건 뭐
미운 5살 시작인가.
울컥하는 마음 누르고
심호흡 두어 번 하고
안긴 따님 등 쓸어 주며
토닥토닥
겨우 진정된 녀석에게
초코송이랑 깐초 쥐어주니
눈물이 멎는다.
목욕하기 전에 과자 먹고 싶은데
굳이 목욕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딸과
더 많은 친구들 만나는 유치원,
요새 코로나 확진자가 너무 늘어 불안한 때에
얼른 씻겨 놓고 싶은 나의
멈추지 않는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