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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Aug 30. 2022

권태

가끔은 권태가 밀려온다.


그저 아이들과 관계에서 의미를 찾으며

즐거움을 느꼈던 일이

요새 들어 미치도록 힘이 든다.


꼰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저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밀려와

주체할 수 없는 지경이다.


10년 전에는 안 그랬는데

예전엔 안 그랬는데

나 때는 안 그랬는데

일장연설을 늘어놓고 싶어

옴짝달싹 못하는 입을

간신히 틀어막고선

교실 밖을 나오면


내 마음도 모르면서

유난히 푸르른 하늘이 얄밉다.


세상은 빠르게 흐르고

그만큼 아이들도 순식간에 변하는데

나는 여전히 그대로인가 싶어

바꿔보자 하다가도

그래도 세상살이 기본의 기본은

가르쳐야 되지 않나 싶어 진다.


아이들의 마음은 다독이며

알아주다가 돌아설 때면

다친 내 마음은 누가 알아주나 싶어

눈물도 차오른다.


종잡을 수 없는 마음

간신히 추스르다 보면

종이 울린다.


지친 마음

무거운 몸

이끌고

교실문을 열며

다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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