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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녕 May 24. 2024

우리 애들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외부 체험 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지하철 타고 체험관에 도착해서 

오전엔 강사님과 함께

오후엔 학급별로 여러 가지 체험을 했어요.


우리 1학년 애들, 쉽지 않은 아이들이긴 합니다.

시끄럽고, 산만하고, 말도 잘 안 듣고 까불어요.

저도 그런 것 때문에 힘들 때가 종종 있긴 합니다.

1학년 담임 선생님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애들, 좋은 점도 있거든요. 

점심을 체육관에서 먹게 하고

1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줬더니

남자애들 40명 정도가 스스로 모여서

팀을 짜서 계주를 하고 놉니다.

상품? 그런 거 없었어요.

저희는 그냥 앞에서 응원만 해줬습니다.


밥 먹고 난 뒷자리도 무척 깨끗했고요.

애들 다 내려보내고 

뒷 정리 하려고 올라갔는데 쓰레기 거의 없었어요.

분리수거도 잘했고요.


그런데, 회관 측에서 

"17년 만에 처음 보는 애들이다."

"애들이 왜 이렇게 산만해요?"

"선생님들 고생 많으시겠어요."

"요새 중학생들 힘들다는 게 새삼 실감이 나네요."

"학교마다 다르긴 한데... 여긴 좀..."


물론, 개중엔 정말 심각하게

수업을 방해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어제 보여준 모습은 제 기준으로

엄청 얌전하고 조용했거든요. 하하하.

제가 익숙해진 걸까요?


암튼, 우리 애들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들으니

속상합니다. 애들 괜찮아요. 나쁘지 않아요.

좋은 애들도 많아요.


겉모습만 보고 일방적으로 판단하지 말아 주세요.

거칠고, 산만하고, 단순하고, 가끔은 

말을 툭툭 뱉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한 번만 들어봐 주세요.


그럼, 애들도 그 속에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겁니다.


그런 거 가르치라고

선생님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전, 그런 선생님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요새 애들 왜 저래?

라는 눈빛을 거두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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