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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우 Feb 10. 2020

인간관계를 위한 빨간약(7)

[전략 3/3]

•차라리 솔직해지자.


‣우월해지는 것도 좋은 마인드를 지니는 것도 힘들다면 택해야 할 마지막 방법입니다. 적어도 솔직하게 말하면 타인에게 위선자로 보일 일도 없고 위화감도 덜 불러일으키니까요. 하지만 이 전략을 설명하기 전에 일러둬야 할 게 하나 있습니다. 제가 제시하는 명제와 전략은 순서대로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마지막 전략은 하책에 속하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반체념적 선택임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담백한 말하기의 힘.


말하는 바와 관측되는 바가 일치하면 그는 진실한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이런 일관성을 보여줄수록 타인은 우리를 믿을만한 사람으로 여겨 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일관성을 배제하더라도 담백한 말하기는 힘을 발휘합니다. 가령, 우리가 기존의 관점이나 생각을 번복했다고 칩시다. 그러면 타인은 의아해하고 우리가 말하는 바와 다른 사람이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의심은 말이 되어 나올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만약 말이 되어 나온다면 이리 대답해주는 게 좋습니다.


“평소에 내가 하던 말 뒤집는 건 아는데, 이번엔 그러고 싶네. 생각이 바뀐 건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합리화하거나 이전의 말과 지금의 행동 괴리를 말로 메우려고 들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담백하게 인정하는 게 더욱 깔끔합니다. 대체로 이런 말을 하게 되는 건 이전의 결정을 번복하게 될 때입니다. 이럴 때면 다수의 사람은 자신을 위해 적당한 말로 포장하거나 거짓말로 얼버무리려 합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게 낫습니다. 가령 우리의 판단이나 결정을 번복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리 말해야 합니다.


“미안하다. 원래 해주기로 했는데 마음이 바뀌어서 못 하겠어.”


다수의 사람이 비난받지 않고자 합리적 핑계를 만드는 걸 자연스러워합니다. 그럴 듯한 이유를 제시함으로써 서로 배려했다고 합리화하는 거죠. 이게 인간관계에는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왜 그렇냐면 합리적인 핑계 뒤에 숨어버리면 타인에게 솔직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데다가, 맺고 끊음이 불분명해지거든요. 더욱이 상대가 내 말에 속아주느냐도 고민해 보셔야 합니다.


우리는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로 대화하면서도 때로 싸一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걸 육감이라고 부른다면 우리의 거짓말은 아무리 잘 숨겼다고 하더라도 들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거짓말은 상대가 기꺼이 속을 준비가 돼 있을 때나 힘을 발휘합니다. 그래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잘 속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혹시라도 내 실수가 들켜버리면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이 나빠집니다. 그러니 타인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게 아니라면 내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 게 좋습니다. 특히 연애의 끝에 이르신 분은 이별을 위한 합리적 이유를 만들지 말고 자기감정을 고백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이익입니다.


2)둘째, 부족하다고 말할 용기.


우리는 모두 단점이 있고 그걸 들키지 않으려 합니다. 생존과 번식에 불리한 점을 드러내는 일이니 당연한 거라고 봐야겠죠. 하지만 우리는 자기 부족함을 스스럼없이 말하고 인정하는 사람을 보면 때로 소탈함과 멋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건 용기 있는 행동이죠. 타인에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긍정적으로 보이거든요. 이런 모순적인 요소로 인해 이번 전략은 다소 구사하기 까다롭습니다. 자칫 부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자기 부족함을 드러냄으로써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싶은 분이라면 아래 세 조건 중 하나는 충족해야 합니다.


①성적‧사회적 가치가 우월할 때.


탁월한 성취를 이룬 사람이 자기 부족함을 고백할 때 우리는 그에게서 겸손함을 느낍니다. 이는 뛰어난 개인의 부족함이 나의 부족함과 동일화되면서 나 또한 그처럼 높은 가치를 지닐 수 있는 실체 없는 기대로 이어집니다. 간단히 말해 잘난 사람이 자기 단점을 드러내면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는 뜻입니다. 그건 그가 단점을 인정하는 태도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그의 위계와 나의 위계가 같아지는 데서 오는 쾌감에 가깝습니다.


②긍정적 느낌으로 전달할 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낼 때 우울하거나 자학적인 느낌을 풍기지 않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말투와 밝은 분위기로 이런 내 모습도 사랑한다는 태도로 말하면 사람들이 외려 좋아합니다. 그건 행복의 가능성을 보여줘서입니다. 우린 자신의 부족함을 안고 가는 사람을 보면 내게도 저런 부족함이 있지만, 충분히 긍정적으로 살 수 있다는 기대를 품거든요.


③고치려는 모습을 보여줄 때.


이 경우는 자기 부족함을 담백하게 말하고 그걸 고치려 어떤 노력을 하는지 부연해줘야 합니다. 이때의 노력은 구체적이고 납득 가능한 수준이어야 합니다. 예를 든다면 타인을 쉽게 비난하는 사람이 그러지 않기 위해 감사일기를 쓴다고 해봅시다. 이런 말을 하면 타인은 그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봐주고 나 또한 단점이 있지만, 똑같은 노력으로 극복해봐야겠다는 희망을 품습니다. 그러나 타인을 비난하지 않기 위해 남을 욕하고 싶을 때마다 자신을 때린다고 가정해봅시다. 이건 과도할 뿐만 아니라 다소 불안정한 느낌까지 전달합니다. 즉 단점을 고치기 위한 노력이 현실적이면서 온당치도 않기에 외려 말하지 않는 것만 못하게 됩니다.


여기까지 이야기하면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하나의 태도를 덧붙입니다.


④자기비하적이면서 위로까지 요구할 때.


단연코 최악입니다. 자신을 비하는 부정적 모습에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사실은 그의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자기가 이룬 것이 있음에도 그를 평가절하하면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위로해줘야 하는 피로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이런 위로를 해주며 정말 이룬 게 없는 내 처지까지 돌아보게 되므로 묘하게 낮아지는 자신의 자존감까지 돌봐야 합니다. 이는 타인을 극단적으로 피로하게 만드는 행동이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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