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 마시고

by 다정한 포비

나의 별명 '포비'를 그려 준 한결같이 좋은 사람이 있다.

아침에 출근하니 내 책상 자리 위에 포비 그림이 있었다.

빵 터졌다.

아무리 봐도 나를 닮았다.


회식하고 집에 가는 길이다.


목이 좀 아프네.


지난주에 같이 일하는 실무관님 표정이 어두웠는데

오늘에서야 말하길 몸이 안 좋아서 말도 못 하고 혼자 걱정만 하다가 오늘 다 해결이 되어서 홀가분하단다.


그래,

사람들마다 다양하고 아주 많은 사정들이 있지.


지레 짐작하지도 말고,

예의 없이 거침없이 묻지도 말고,

섣불리 혼자 판단하지도 말자.


기다리기.


오늘 옆에 계장님이 나보고 너무 조심스럽다고 했다. 서운해서 쓰는 글이 절대 아니라,


나는 왜 이렇게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조심스러운 숙이라.


거침없는 숙은 어때?


아무리 생각해도 거침없는 숙은 나하고 어울리지 않네.


그렇지만 지금의 나를 만든 나의 역사는 궁금하다.


나는 어쩌다가 조심스러운 사람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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