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을 거야.

by 다정한 포비

2년 전쯤 도서관 이벤트로 묶어낸 내 일기집(나의 첫 책이다)을 오래간만에 꺼내 읽었다.


내용이라 해봐야 그동안 내가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이야기를 몇 편 모아 낸 것이라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 시절에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문득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역시나 첫 장부터 문장의 '조사' 하나가 빠져서 읽다가 멋지게 삐그덕 거렸고, 문장도 종종 부자연스러워서 덜그럭 거렸다.


부끄러워서 깊숙이 처박아 놓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고 심지어 나조차도 잊고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 시절에 나는 지금보다 더 젊은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그 일기 속에 나는 늘 괜찮다고, 내일은 더 나을 거라고, 힘을 내라고 시도 때도 없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나는 늘 내 인생이 특별하길 바라왔던 것 같다. 언젠가 내 인생을 온전하고 아름답게 향유할 거라고 믿었다. 나는 그런 열망이 강한 사람이고 예민한 사람이라 언젠가는 꼭 그 길을 걸어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뼈 아프다.


내가 앞으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닥쳐올 시간의 무기력함과 타성을 나는 이겨낼 수 있을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겁이 날 때면 마음속으로 성호를 긋는다.

그래,

괜찮아.

너는 정말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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