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다와밥풀 Jan 06. 2020

동시빵가게

114. 동시빵 맛보기-'하현달'

흔히 시를 ‘글로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이 시가 그렇다. 이 시는 추운 한겨울 밤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하현달은 밤 12시가 넘어 뜨는 달이니 이 시의 시간적 배경은 꽤 깊은 밤인 듯하다. 

시인의 시선은 골목 담장의 차가운 바닥을 훑고 하늘에 떠있는 달님으로 수직 이동한다. 인간의 손길 속에서만 생존이 가능해 보이는 길 위의 작은 생명, 흐려지는 울음에 심장이 쪼여온다. 

그래서 달님도 더 크지 못하고, 점점 작아지는 하현달인가 보다.

안데르센의 ‘그림 없는 그림책’은 달님이 가난한 화가에게 찾아가 자신이 본 풍경을 들려 준 이야기이다. 

오늘은 이지러진 조각달이 화가를 찾아가 가슴 시린 이야기를 들려 줄 것 같은 추운 밤, 나만 따뜻한 곳에 들어앉아 있어 미안한 겨울밤이다.  

그림 이민형


 https://dongsippanggage.modoo.at/?link=4ww8jts6

김미혜 :  동시집 『안 괜찮아, 야옹』 『아빠를 딱 하루만』 『아기 까치의 우산』 『꽃마중』,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고 쓰고 놀면서 보낸 시간을 담은 동시 놀이책 『신나는 동시 따 먹기』를 냈고,  그림책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그림 그리는 새』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누렁이의 정월 대보름』 『분홍 토끼의 추석』 등에 글을 썼다. 


작가의 이전글 동시빵가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