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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May 25. 2020

동시빵가게

124. 동시빵 맛보기 - '해피엔딩'

어쩌다 숲 속의 방에서 두 달을 살게 되면서, 날마다 원앙을 만나고 있어요. 물가에 드리워진 나뭇가지에 앉아 한가롭게 화려한 깃털을 가다듬는 수컷 원앙은 꽤나 멋져요. 종종종, 뒤뚱뒤뚱 엄마를 따라가는 열댓 마리쯤의 아기 원앙과 아기들을 보살피느라 한눈팔 사이가 없는 엄마 원앙의 모습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독박 육아와 관계없이 따로따로 행복한 삶이겠지요?       


 백년해로하며 함께 해피엔딩이어도 좋겠지만, 따로따로 해피엔딩이어도 좋고 말고요. 그림책 『따로따로 행복하게』에 나오는 부부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두 사람은 처음엔 미남 미녀였지만  서로를 미워하게 되면서 얼굴도 점점 미워지지요. 결국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끝혼식’을 마련한 덕에 ‘끝혼여행’을 떠납니다. 해피엔딩이지요.

      

‘하얗고 말개’진 얼굴을 회복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모두에게 행복이고 말고요

                  

 <해피엔딩> 김미혜 낭송                           

https://dongsippanggage.modoo.at/

김미혜 :  동시집 『안 괜찮아, 야옹』 『아빠를 딱 하루만』 『아기 까치의 우산』 『꽃마중』,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고 쓰고 놀면서 보낸 시간을 담은 동시 놀이책 『신나는 동시 따 먹기』를 냈고,  그림책 『저승사자에게 잡혀간 호랑이』 『그림 그리는 새』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 『누렁이의 정월 대보름』 『분홍 토끼의 추석』 등에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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