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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Jul 06. 2020

동시빵가게

127. 동시빵 맛보기 - '스트레칭'

밥정이라는 말이 있다.

하얀 눈 같은 소복한 밥을 먹으며 붙는 정

밥알처럼 쫀득쫀득 찰진 온기

처음 만나는 사람과 차를 마신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밥을 먹는다.

분명 차이가 있다.

얼마나 호감이 있는지

편안한 사이인지

앞으로 더 친해져서 또 보고 싶은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말해 준다.

내게 고봉밥을 떠 주는 사람은 나를 아끼는 사람이다.

하얀 눈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

고봉밥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

내가 보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왜 시인은 ‘스트레칭’이라고 제목을 썼을까?

밥을 마주하고 앉아 눈을 마주하고 앉아 

유연한 마음이 되는 사이

상처를 받아 곁을 안 주는 길냥이들도 매일 밥을 놓아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연다.

조금 관계가 소원해진 친구에게 먼저 밥을 먹자고 연락해 보면 어떤가?

온기 가득한 집밥을 당신을 위해 차려놓았다고 말하자.

바로 지금.


https://dongsippanggage.modoo.at/

서희경 : 온기 가득한 집밥을 좋아하며 동시를 씁니다. 작은 어린이들이 읽는 그림책 『알을 놓쳤어!』, 옮긴 그림책으로는 『꼬마 벨과 달님』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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