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은 죽은 나무 같은 한 해였다.
사람 만나는 일이 조심스럽고 일도 손에 안 잡혀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성냥> 시를 읽었을 때 올해의 나날들이 스쳐갔다.
‘죽은 줄 알았던 나무’가 내 모습, 우리 모습 같았다.
죽은 거나 마찬가지인 나무 막대기가 ‘작은 꽃눈 하나를 꼭 품고’ 있듯이
우리도 여전히 작은 꽃눈 같은 희망을 하나씩 품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을 하니 숨통이 좀 트이는 듯했다.
성냥 막대기 끝에 붙은 적린을 꽃눈이라고 여긴 시인의 눈이 따스해서 좋았다.
작은 꽃눈이 세상을 밝힐 시간이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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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숙 : 춘천교대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책을 편집했다. 지금은 동네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며 동시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