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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Feb 14. 2021

동시빵가게

144. 동시빵 맛보기 - '만약 광고'


바로 그거다, 맞다 맞아. 

읽자마자 푸핫 웃음이 터졌다.  

   

약은 즐겁게 해주는 풀이다.

풍류 악, 즐거울 락에 풀 초 변을 얹은 글자다.

동양의학에서 약은 풀이나 나무가 주재료이니 ‘즐거움을 주는 풀’이 마침 맞는 뜻이다.

요즘은 약이 쓰다는 느낌이 더 크지만.

말장난 같다 싶다가도 마지막에 통쾌함이 빵 터진다.      


김정구가 그 옛날에 ‘두만강 푸른 물에’를 노래한 다음부터는 아무도 ‘두만강 푸른 물에’라고 쓸 수 없게 되었다. 두만강만이 아니라 ‘낙동강 푸른 물에’도, ‘섬진강 푸른 물에’도 쓸 수 없게 되었다. 그야말로 짝퉁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시는 이렇게 의미를 확장해 누구도 다시 쓸 수 없는 언어를 선점하는 일이다.

정연철이 만약을 만병통치약으로 확장시켜 선점해버려서 이제 아무도 만약을 약이라고는 쓸 수 없게 되었다.  어쩌나, 모두 정연철에게 선수를 빼앗겨 버린걸. 

시 쓰는 사람으로서 배가 아프다. 

나도 만병통치약, 만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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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 경기도 가평 호명산 아래에서 3년째 혼자서 집을 지으며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에서 시를 만나려고 애씁니다. 동시집 『마중꽃』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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