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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와밥풀 Oct 23. 2017

동시빵가게

13. 동시빵 맛보기 - '눈사람'

- 그림 김유리

 

시 한 편을 읽고 훤한 이미지가 그려지면 우리는 좋은 시를 읽었다고 합니다. 

‘눈사람’을 읽고 제가 그린 이미지는 하얀 눈이 쌓인 어느 학교 운동장입니다. 

밤새 함박눈이 푹푹 내려 오늘 아침 운동장에 눈이 수북합니다. 


눈사람이 운동장에 하나 있으면 좋으련만 방학이라 텅 빈 운동장은 차갑고 쓸쓸합니다. 

아직 쌓인 눈일 뿐인 눈사람이 되지 못한 눈은 자신을 눈사람으로 만들어줄 사람을 기다립니다.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이 아침, 눈 위에 뽀득뽀득 선명한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오는 그 사람은 

깨끗하고 맑은 사람일 것입니다. 


하얗게 다가오는 사람, 그래서 그 사람이 그냥 눈사람이 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치니 

저는 사람이 보고 싶은가 봅니다. 

눈과 사람이 서로기다리다 만났던 지점에 만들어진 눈사람은 

눈과 사람이 따뜻하게 만나고 갔다는 표시로 남습니다. 

(눈)사람이 보고 싶습니다.



https://dongsippanggage.modoo.at/



문현식 

2008년 『어린이와 문학』에 동시가 추천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며 『선생님과 함께 일기 쓰기』, 『똑똑한 1학년』, 동시집 『팝콘 교실』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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